재미있게 보고 있던 MBN 방송사의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이 8회 차를 끝으로 종영했습니다. 논란이 있었긴 해도 설민석 님의 입담과 전문 패널들의 지식이 더해져서 매우 재미있고 알찬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8회 차에 다룬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은 바로 아도니스였습니다.
아마 조금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설민석님이 조금은 각색을 하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름의 개인적인 해석을 함께 덧붙인 것도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각색되었다기보다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아도니스라는 인물 신화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아도니스의 탄생
파포스라는 나라의 왕 키니라스에게는 아름다운 미모의 딸 뮈르라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이자 왕비는 자신의 딸인 뮈르라가 너무나 예뻤던 나머지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보다 내 딸 미뤼라가 더 예쁘다며 딸의 미모를 찬양할 정도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프로디테 여신은 크게 분노하여 뮈르라에게 저주를 내리기로 합니다. 아프로디테는 에로스를 시켜 뮈르라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게 합니다. 화살에 맞은 뮈르라가 사랑하게 된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 키니라스 왕이었습니다.
뮈르라는 아버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어둠을 틈타 아버지의 침실에 몰래 잠입하여 정체를 숨기고 아버지와 동침을 합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키니라스 왕은 격노하여 칼을 들고 딸을 쫓았습니다. 뮈르라는 아버지를 피해 도망 다니게 되는데, 이미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뮈르라는 아버지를 피하고 가문의 명예도 지킬 수 있도록 자신을 살아 있는 것도 죽어 있는 것도 아닌 나무로 변하게 해달라고 신에게 간청합니다. 그녀를 가엽게 여긴 신들은 그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나무로 변한 뮈르라이지만 뱃속의 아이는 계속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겼는지 출산의 신인 에일레이튀이아가 그녀를 도와 아이가 태어나게 됩니다. 이 아이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아도니스입니다.
2. 아도니스의 외모
자신으로 인해 태어난 새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는지 갓 태어난 아도니스에게 아프로디테가 찾아 옵니다.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상자에 넣어 저승의 여왕인 페르세포네에게 맡기기로 합니다. 아이가 담긴 상자를 건낼 때, 아프로디테는 페르세포네에게 '절대로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하며 아이를 아도니스를 맡겼다고 합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페르세포네는 결국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서 눈에 띄게 잘 생긴 외모의 청년 아도니스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를 되찾으러 페르세포네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아도니스가 어찌나 우월한고 잘생긴 미남으로 성장했던지 청년이 된 아도니스를 본 아프로디테 역시 그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맙니다. 아도니스에게 반한 페르세포네는 당연히 아도니스를 돌려주기를 거부했고 그와 함께 저승에 지내겠다고 선언합니다.
두 여신 간의 갈등이 깊어지자 결국 신들의 신인 제우스가 중재를 하기에 이릅니다. 제우스는 아도니스에게 1년을 3등분 하여 4개월은 아프로디테와 지상에서 지내고 4개월은 페르세포네와 명계에서, 나머지 4개월은 아도니스의 자유의지에 따라 원하는 곳에서 지내도록 했습니다.
3. 아도니스의 죽음
아도니스는 사냥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었던지 아프로디테 여신도 사냥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아프로디테는 사냥에 몰두하는 아도니스를 걱정하여 절대 맹수들을 추격하거나 공격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가 여신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기 위해 아도니스를 잠시 떠나 있던 사이, 아도니스는 몸집이 어마 무시하게 큰 멧돼지를 마주치게 됩니다. 멧돼지는 아도니스를 공격했고 아도니스는 결국 멧돼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아프로디테가 달려왔을 때, 아도니스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습니다. 슬픔에 빠진 아프로디테는 운명의 여신 세 자매인 모이라이를 원망하며 아도니스를 안고 절규했다고 합니다. 아도니스가 흘린 피에서는 붉은 꽃이 피어 났습니다. 이 꽃이 바로 입으로 불기만 해도 꽃잎이 흩날린다는 빨간 꽃 아네모네입니다. 그래서인지 아네모네의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 '제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웠어요'와 같이 사랑의 아픈 단면을 나타내는 것이 많습니다.
4. 아도니스의 부활
사실 아도니스를 죽인 멧돼지는 아프로디테의 연인 중 한 명이었던 전쟁의 신 아레스가 변신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둘의 사랑에 질투하고 못마땅하여 아도니스를 죽였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아도니스가 죽어 저승으로 가자 페르세포네가 매우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슬픔에 잠겨있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아프로디테는한 걸음에 저승을 찾아갑니다. 아프로디테는 페르세포네가 아도니스를 독점할 수는 없으며 그를 다시 되찾아 가겠다고 말하며 크게 분노합니다. 페르세포네 역시 아도니스는 이제 명계(저승)에 속하게 되었으므로 그를 돌려보낼 수는 없다고 강력히 거부합니다. 두 여신의 대립을 보다 못한 제우스가 운명의 신 모이라이를 통해 다시 중재에 나섭니다.
제우스는 이 번에는 1년을 2등분하여 아도니스가 6개월은 아프로디테와 지상에서 지내고 나머지 6개월은 지하에서 페르세포네와 지내는 것을 제안합니다. 두 여신은 제우스의 제안에 만족했습니다. 이에 따라 죽었던 아도니스는 새로운 생명을 얻었고 두 명의 연인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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