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이 '헤라 여신의 영광'이라는 뜻임을 말씀드렸습니다. 자신의 외도로 태어난 아이이기에 부인인 헤라의 분노를 조금이라도 잠재우고자 붙인 이름인데, 효과를 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오히려 여신 헤라로부터 온갖 고난과 시련을 모두 겪게 됩니다.
헤라 여신은 헤라클레스를 미치게 만들어 자신의 손으로 아내와 자식들을 죽이게 만듭니다. 정신이 든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죄를 씻어 내고자 스스로 에우리스테우스에게 찾아갑니다. 헤라클레스는 에우리스테우스로부터 10개의 과업과 추가로 행한 2개의 과업을 완수해 냄으로써 모든 죄를 씻어 내고 불사의 삶을 부여받게 됩니다.
용맹함과 같은 헤라클레스의 영웅적 면모는 수 많은 모험담을 통해 드러납니다. 하지만 막상 어떤 모험 이야기가 있는지는 선뜻 떠오르지 않으실 수도 있을 거라 짐작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헤라클레스의 모험담부터 죽음까지 담아 보겠습니다.
헤라클레스의 모험들
네메아의 사자
헤라클레스는 가장 힘이 센 영웅인만큼 괴물을 물리치는 일화도 많습니다. 헤라클레스가 받은 과업 중 괴수급의 사자를 죽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사자는 네메아의 골짜기에 살며 단단한 가죽과 엄청나게 튼튼한 근육을 가진 거대한 괴물이었습니다. 폭풍의 신인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이며 히드라, 스핑크스 등과 형제였으니 평범한 사자는 분명 아니었겠지요. 화살과 몽둥이로도 뚫리지 않던 네메아의 사자와 무려 1개월 가까이 싸움을 이어가던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발톱만이 두꺼운 그의 가죽을 자를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발톱을 벗겨 가죽을 벗겨내고 결국 괴물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이 이후로 헤라클레스는 네메아의 사자를 걸치고 다녔습니다. 제우스는 죽은 네메아의 사자를 하늘의 별로 올려주는데 그것이 바로 사자자리입니다.
히드라
히드라는 머리가 아홉개 달린 거대한 물뱀입니다. 맹독을 품고 있는 뱀의 머리를 잘라 내면 심지어 두 개의 머리가 다시 자라나는 괴물이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동행이었던 조카 이올라오스에게 머리를 잘라낼 때마다 잘라낸 자리에 불을 붙이게 했습니다. 재생을 하지 못한 히드라의 머리가 줄어들어갔으나 마지막으로 중앙에 있던 머리를 퇴치하기는 어려운 일이어습니다.
힘이 장사였던 헤라클레스는 주변에 있던 바위 산을 통째로 들어 히드라를 짓눌러 버렸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이 때 히드라로부터 뿜어져 나온 독으로 독화살을 만들었습니다. 이 독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맹렬한 독으로 묘사됩니다. 그런데 히드라를 무력시켰으나 완전히 죽인 것은 아니며 조카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들을 헤라에게 트집잡혀 헤라클레스는 더 험난한 추가 과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황금사과
헤라클레스가 받은 열한번째 과업은 제우스와 헤라가 결혼할 때, 대지의 여신 가이아로부터 헤라가 선물 받은 황금나무에서 황금사과를 따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과는 신도 두려워할 정도로 무시무시하며 그리스 로마 신화 속 가장 무서운 괴수인 라돈이라는 용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라돈은 네메아의 사자와 히드라의 외삼촌으로 헤라클레스에게 크게 분노해 있었습니다. 설상가상 황금나무는 헤라클레스를 끈질기게 미워하던 헤라 여신의 정원에 있었으니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헤라클레스가 이 과업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미래를 보는 자인 프로메테우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독수리로부터 매일 간을 쪼여먹힘 당하는 프로메테우스를 보고 독수리를 죽여 그를 도와준 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프로메테우스는 앞 일을 알려주며 황금사과를 지키는 또 다른 수호자들인 헤스페리데스들의 아버지이자 하늘을 짊어지고 있는 신인 아틀라스를 이용할 것을 조언합니다.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에게 황금사과를 가져다주면 그 동안 자신이 하늘을 대신 지고 있겠다고 제안합니다. 딸들의 도움으로 황금사과를 가져온 아틀라스는 헤라클레스에게 "그동안 하늘을 들고 있느라 너무 힘이 들었다. 내가 너 대신 남은 과업을 완수해 줄 테니 너는 대신 하늘을 계속 들고 있어라."라고 말합니다. 이에 헤라클레스는 하늘을 어떻게 지면 되는지 시범을 보여 달라고 말합니다. 아틀라스가 시범을 보이기 위해 하늘을 짊어지자 헤라클레스는 그를 비웃으며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헤라클레스의 최후
12과업을 마친 후에도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한번 더 미치게 만들어 노예생활을 하게 하는 등 더 큰 고난을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헤라클레스는 여러 여성들도 만나게 됩니다. 헤라클레스는 이올레와 옴팔레 여왕을 거쳐 데이아네이라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아내와 함께 길을 가던 헤라클레스 앞에 강이 나타납니다. 이 강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 켄타우로스인 네소스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네소스는 헤라클레스가 멀어진 순간을 틈타 그의 아내인 데이아네이라를 억지로 취하려 합니다. 놀란 헤라클레스는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을 쏘아 네소스를 죽입니다.
죽어가던 네소스는 헤라클레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데이아네이라를 이용합니다. 네소스는 데이아네이라에게 거짓으로 사과를 하며 자신의 피를 보관하고 있다가 남편의 옷에 바르면 그의 사랑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네소스의 피를 병에 담아 보관하게 됩니다. 이후, 전쟁에서 돌아오는 헤라클레스가 옛사랑인 이올레를 데려온다는 이야기를 듣자,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의 피를 헤라클레스의 옷에 묻히고야 맙니다.
히드라의 독이 섞인 네소스의 피가 묻은 옷을 입은 헤라클레스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립니다. 어찌나 고통스러웠는지 자신의 옷이 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자 살까지 뜯어낼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본 데이아네이라는 그제야 네소스에게 속았음을 깨닫고 크게 뉘우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립니다. 그러나 불사의 몸인 헤라클레스는 쉽게 죽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고통에 시달립니다. 결국 헤라클레스는 장작을 모아 그 위에 눕고는 자신을 불태워 줄 것을 사람들에게 부탁합니다. 그러나 산 채로 그를 태울 수 없던 사람들이 주저하는 탓에 고통을 끝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됩니다. 이에 지나가던 행인이 용기를 내어 불을 붙여주자 헤라클레스는 보답으로 그의 활과 화살을 전해 주었다고 합니다.
기간토마키아
인간인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육신은 불에 타 없어졌지만, 영혼은 최고의 신인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헤라클레스는 완전히 죽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제우스는 아테나를 시켜 아들인 헤라클레스를 올림포스로 불러 올립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예언에 따라 올림포스 신들과 기간테스의 전쟁인 기간토마키아가 벌어집니다.
헤라클레스는 올림포스 신들의 편에 서서 전쟁에 참여합니다. 용맹하고 힘이 세면 여러 과업을 통해 실력까지 갖춘 헤라클레스는 기간테스의 대장인 알키오네우스를 비롯한 수많은 기간테스를 그의 몽둥이로 때려잡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그토록 괴롭히던 여신 헤라를 겁탈하려던 기가스로부터 그녀를 구해내기도 합니다.
예언과 같이 이 전쟁은 위대한 인간 영웅인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올림포스 신들이 승리하며 끝이 납니다. 헤라클레스는 큰 공로를 인정받게 되었고, 무엇보다 헤라 여신으로부터 정식으로 사과를 받고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헤라는 자신의 딸이자 청춘의 여신인 헤베를 헤라클레스에게 주선하였고 헤라클레스는 헤베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아버지인 제우스는 크게 기뻐하며 위대한 영웅이자 아들인 헤라클레스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북쪽 하늘에 헤라클레스 별자리를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님프의 예언대로 수 많은 역경과 고난 끝에 헤라클레스는 영광스러운 삶을 마땅히 누리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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